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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사진Soungsoo Lee

세 개의 십자가, 하나의 목소리



세 개의 십자가형 Three crucifixions 20F oil on canvas 2021

     

세 개의 십자가, 하나의 목소리


왼편의 강도는 예수에게 묻는다. “당신은 구원자라며. 너 자신을 구하지 그래? 우리도 좀 구해주고.”

예수 대신 오른편 강도가 대답한다. “너는 신이 두렵지 않니? 우리 모두 같은 십자가 처형을 선고받았다고 해도 너나 나는 그럴만해서 그런 거지만, 이 사람은 잘못한 게 없는 데도 이렇게 당하고 있잖아?”

오른편의 강도는 예수에게 청한다. “당신의 나라에서 나를 잊지 마세요.”

예수가 대답한다. “네가 나와 함께 낙원에 있으리라.”

여러 번 읽어볼수록 나는 이 대화가 마치 독백처럼 들린다.

다시 구성해보면 이렇다.

예수가 스스로에게 묻는다. ‘예수! 왜 이런 일을 네가 당해야 하지? 나는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신인데, 왜 나 자신을 구원하여 그냥 뛰쳐나가면 안 되나? 이렇게 수치스럽고 초라한 길 외에 다른 방법이 없는 건가?’

예수가 다시 자신에게 대답한다. ‘예수! 너도 이 방법 밖에 없다는 걸 알지 않나? 고작 이 상황을 견디지 못하는가? 이 수치를 당할 걸 모르고 이 곳까지 온건 아니지 않나? 네가 죄가 있어서 이 과정을 겪는 게 아니라는 걸 너도, 저들도 결국 다 알게 될 거야. 그러면 저들 중 일부를 찾을 수 있어. 결국 저들을 사랑해서 함께 하려고 시작한 일 아닌가?’ 예수가 스스로 다시 다짐한다. ‘그래. 이 일만 견디면 오늘부터 나와 저들이 함께 낙원에 있을 거야.’ ‘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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