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PINKMAN

‘누구에게나 성인(聖人)의 순간이 있다.’

내가 그리는 모든 그림은 성화이다. 그러나 그림에 성인이나 신을 그리는 대신, 평범한 사람들을 그린다. 그들이 어떤 깨달음을 얻고 내면의 영적 순간을 만나는 그 장면을 숭고하게 담는 것이다, 그 순간만큼은 누구나 영원한 존재가 될 수 있으며, 삶에서 누구에게나 이런 특별한 순간이 있음을 말하고 싶은 것이다.

이성수_pinkpotion_oil and acrylic on canvas 2019.JPG

어떤 순간이 성인의 순간이라고 할 수 있는가? 내가 생각하는 보통 사람의 위대한 영적 순간은 내면의 따뜻함을 발견하는 때이다. 이 찰나의 순간이 영원처럼 기록된다고 나는 믿는다.

 

내면의 따뜻함을 발견하는 것은 그리 어렵게 이루어지는 일이 아니다. 그리고 그 순간은 늘 자발적인 미소와 함께 나타난다. 미소의 이유는 다음과 같다. 나를 조금 더 확장시켜주는 삶의 작은 깨달음,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기억, 추억, 애틋함, 나로 인해 행복해하는 어떤 사람들의 반응, 자연의 아름다움, 내가 알지 못하던 세계를 만남, 작은 사랑, 큰 사랑, 설레임, 성취에 대한 대견함 등이다. 이 때 우리는 가슴 저 아래에서부터 번져가는 영원 같은 따뜻함을 경험할 수 있는 것이다. 나는 이러한 따뜻함의 순간, 미소의 순간이 우리가 짧은 인생을 영원처럼 살게 해주는 potion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러한 순간을 누리는 사람의 전형이 바로 ‘PINKMAN'이다.

 

‘따뜻한 미소를 지닌 사람의 이야기를 그려보자.’

 

‘따뜻한 사람’을 화폭에 묘사하기 위하여 다양한 방법을 고민했다. 결과적으로 자연과 구별되는 내면의 따뜻함을 인간의 모습 위에 표현하기 위해서는 일단 특별한 색채의 선택이 필요했다. 빨강은 자칫 온도보다 피나 이념을 연상하게 하였고, 금색은 매우 화사하고 따뜻해 보이며, 특별해 보였지만 온도보다 화려함을 연상하게 하고 반사광 없이는 오히려 차갑게 느껴지기까지 해서 몇 번의 실험 끝에 포기하게 되었다. 살색은 평범했고, 녹색은 이질적이었으며, 청색은 차갑고, 백색은 건조했고, 검정은 스산했다. 이런 고민을 하고 있을 때 딸아이의 그림 안에 맘대로 칠해진 뜨겁게 빛나는 색을 발견하게 되었다. 이 색채는 아직 특별한 이미지로 고착되어 쓰인 적이 없어 마냥 따뜻해 보였다. 바로 ‘형광 핑크’였다. 아이의 선입견 없는 선택이 아니면 아무도 인간의 색으로 받아들일 것 같지 않은 색채, 오직 내면의 필라멘트가 가열되어야만 입을 수 있을 것 같이 발광하는 이 색채가 바로 앞으로 필연적으로 따뜻한 미소의 사람을 위한 색채가 되어야 할 것을 결심하게 되는 순간이었다.

 

‘색채가 정해졌으니 이젠 캐릭터가 살아나기 위한 구체적인 이야기가 필요하다.’

 

1)LOVER

 

첫 번째로 가장 쉽게 찾을 수 있는 내면의 따뜻함의 근원은 사랑으로부터 발견하였다. 사랑의 온도는 뜨겁다. 내가 바라는 것은 활활 타오르고 난 이후의 사랑이다. 사랑의 잔열이 필요한 것이다. 내면의 뜨거움의 잔열에서 번져오는 따뜻함이었다. 애정하는 사람들의 뜨거움은 간혹 미숙하거나 돌발적이기도 하지만 그 사랑의 잔열에서 오는 따뜻함은 우리로 영원한 아름다움을 만나게 한다. 사랑하는 사람은 상대가 사람이든, 동물이든, 자신의 일이든, 물건이든, 일단 그 가치를 발견한 순간부터 모든 것을 바쳐 아낀다. 그리고 그 애정이 돌아와 다시 자신까지도 규정하게 된다. 대상을 생각하는 모든 순간 그들은 뜨거워지며, 그 뜨거움이 미소와 만날 때 영원 같은 따뜻함의 순간을 만나게 된다. 난 이들을 ‘lover’라고 지칭하였다.

 

2)GIVER

 

두번째 내가 주목하였던 따뜻함의 기원은 ‘주는 마음’이었다. ‘주는 마음’은 ‘주는 행위’로 완성되는데 누군가에게 자신의 소중한 것을 내어주는 사람, 그 순간 발생하는 마음의 온기는 주변 사람들과 받는 사람의 삶을 따뜻하게 만들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그리고 그들의 행복한 반응은 다시 주는 사람의 마음을 미소 짓게 한다. 이러한 주는 행위의 매개는 ‘작은 선물’로 부터 ‘힘든 약자들을 위한 자비’, ‘신에게 바치는 헌물’에까지 양상이 매우 다양하다. 그들은 주는 행위를 통해 자신이 갖고 있는 것과 줄 수 있는 것을 알게 되고, 그 과정에서 자신의 욕망하는 것과 무엇을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지를 깨닫게 된다. 그 성찰을 통해 그는 깨달음의 따뜻한 순간을 맞이하게 되는 것이다. 나는 이 두 번째 핑크맨 그룹을 ‘Giver’라고 하였다.

 

3)CAMPER

 

세 번째로 내가 주목한 따뜻함의 기원은 일상을 누리는 데서 오는 작은 기쁨, 즉 은혜의 발견이다. 생활의 작은 기쁨과 아름다움을 누리고 관찰하며 거기에 감추인 선물들에 감사하는 것, 그것이 삶을 따뜻하게 하는 신비로운 기술이며 그 순간 우리는 영원 같은 따뜻함을 누리게 되어 미소 짓게 되는 것이다. 나는 이러한 일상의 행복을 'sweet'라고 부르기로 하였고 은혜를 찾아 누리는 자들을 이 세상에 놀러 나온 사람들이라는 의미로 'camper'라고 부르기로 하였다.

 

정리해보자면 내가 핑크맨을 통해 보여주려고 하는 것은 인간 내면의 따뜻함이다.

그리고 이 따뜻함은 미소와 함께 세 가지 모습으로 핑크맨에게 나타난다.

 

1)LOVER

2)GIVER

3)CAMPER

 

그림을 진행하면서 처음엔 LOVER 카테고리로 시작한 그림이 GIVER 나 CAMPER의 요소를 갖게 되는 경우나 반대 방향으로 중첩된 의미를 지니는 경우를 발견하였다. 결국 이 세 가지따뜻함의 요소는 서로 연결되어 우리를 미소짓게 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Meet The PINKMAN

012 파랑새를 따라 말을 이끄는 핑크맨PINKMAN_horse whisperer 40F oil on canvas 2022.jpg
014 Banana with 3 blue birds 40F oil on canvas 2022.jpg
008 꽃다발을 들고 긴장한 핑크맨.jpg

파랑새를 따라 말을 이끄는 핑크맨

100*80.3cm

oil and acrylic on canvas

2022

Banana with 3 blue birds

100*80.3cm

oil and acrylic on canvas

2022

꽃다발을 들고 긴장한 핑크맨

100*80.3cm

oil and acrylic on canvas

2022

002 가장 소중한 쿠아.jpg

가장 소중한 쿠아

145*112cm

oil and acrylic on canvas

2022

001열대의 핑크맨 120F.jpg

열대의 핑크맨

130.3 *193c.9cm

oil and acrylic on canvas

2022

at the gate 500F oil on canvas 2011.jpg

at the gate

333.3*248.5cm(500F)

oil and acrylic on canvas

2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