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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 시라짐. 80M oil on canvas 2015

부처가 떠난 보리수나무가

부처의 존재를 오히려

더욱 강하게 느끼게 하고,

예수의 빈 무덤이

예수의 편재(遍在)를 증언하듯

마땅히 있어야 할 곳의 없음은

존재감을 확장한다.

그 빈 공간이 주는 영감은

의미의 충만(fullness)이며,

그 충격적 겸허함은

진실에 다가가게 하는

사색의 입구이다.

주목, 시라짐. 80M oil on canvas 2015

주목, 시라짐.

부처가 떠난 보리수나무가

부처의 존재를 오히려

더욱 강하게 느끼게 하고,

예수의 빈 무덤이

예수의 편재(遍在)를 증언하듯

마땅히 있어야 할 곳의 없음은

존재감을 확장한다.

그 빈 공간이 주는 영감은

의미의 충만(fullness)이며,

그 충격적 겸허함은

진실에 다가가게 하는

사색의 입구이다.

골방의 어거스틴 

현명해지는 길이 나의 사명이고,

지혜를 더하는 것이 나의 면죄부라는 생각이

내 지향점에 꼭 맞는 표현은 아닐지라도

나는 나 자신을 더 잘 알아갈 때 느껴지는

신의 서광을 인정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홀로 골방에 있습니다.

이 곳에서 나는 나의 과거를 보고,

나의 더러운 욕망과 아직도 사라지지 않은

생존에 대한 치열한 투쟁을 직면하였습니다.

이 치열함 속에 

나는 내가 신을 생각할수록

오히려 나 자신을 더 알게 되고

나 자신에게서 멀어질수록 되려

세상을 더 가질 수 있음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제 오늘도 저물어가고 혼자만의 하루를 수집합니다.

거룩했던 나만의 하루와 내가 가진 최소한의 세상 가운데

마음엔 영원함을 채웠습니다.

골방의 어거스틴 100P oil on canvas 2015

I'm what is around me.

나는 나의 환경입니다.

언제나 난 나와 함께 있었고,

나를 위해 싸웠으며, 나를 곤경에 빠뜨려

성장하게 하였습니다.

그러나 나는 또 다시 나입니다.

내가 나로부터 가장 멀어진 순간에도

내가 아닌 모든 것에 비하면

나는 참으로 나입니다.

그래서 나는 다시 나에게 묻습니다.

"나로 충분한가?"

오늘의 나는 그렇다고 대답합니다.

어쩌면 나는 오늘 너무나 나입니다.

나는 나를 둘러싸고 있는 것이다. 30P oil on canvas 2015

arrows and dots 50by73cm oil on canvas 2015

만남의 순간

 

한 없이 가리키는 화살표가

대상을 만나면 이제서야 의미가 된다.

이 지시의 기호는 생각을 이해하게 하는

원시적이면서도 좋은 도구이지만

시적이거나 인간적이거나 매력적이라기 보다

수단으로써의 간결한 냉기만을 느끼게 한다.

그러나 수없이 많은 이 기호들이

동시에 어떤 대상을 만나

상황을 갖게 되면,

그 곳엔 맥락이 발생하고

만져지는 형태가 구성되며

아주 신성한 원형이 생성되어

기호를 쏜 궁수에게

절박한 말을 걸어오기 시작할 것이다.

내가 경험한 삶에 견주어 말하자면,

인생은 그렇듯 쏘아 올려진 많은 화살이다.

그 방향성과 꿰뚫는 시선이

결국 아무런 대상도 만나지 못한다면

그저 쏘아진 화살들은 언젠가 떨어질 궤적에 불과할 것이다.

그래서 지시와 대상이 만나는 이 순간이 더욱 특별하다.

진실하고 영원하다. 혼돈이 명료함으로 바뀌는 전환의 순간.

이 짧은 영원들이 반복되기를.

인식과 고양을 위한 지시 200*300*350cm 혼합매체 2015

그것.

"그것"이 나를 처음 주목한 것은

내가 너무 아름다워서 비치는 모든

액체와 금속 따위에 다가가

눈을 떼지 못할 때부터였다.

나는 완벽하고 아름다웠다.

나는 지혜롭고 신비하였으며 진실하였다.

그러나 "그것"은 나를 오래 내버려두지 않았다.

내게 쏜 화살은 매번 정확히 나를 관통하였는데

"그것"의 화살은 줄 지 않았고

내겐 흔적도 남지 않았다.

다만 이제 나는 나의 비친 거울을 보지 못한다.

나에 대한 얘기는 멀리서 숙덕이는 타인들의

가십으로만 알 수 있다.

그렇게 "그것"은 나를 완벽하게 소유하였고,

나를 나의 소문이 되게 하였다.

내가 마지막으로 알고 싶은 한가지는

그토록 나를 미워하고 사랑하여 나를 고쳐

소장하여버린 "그것"의 이름이다.

집중

 

한 번에 한 가지씩만 생각하자.

집중하고 집중하면 모든 것이 사라지고

한가지 생각이 입체가 된다.


거울을 바라보며 오 분과 십 분을 보내자.

그 때 눈으로부터 시작하여 전혀 다른 한가지 존재가 된

나를 기억하며 한 번에 단 한 가지만 생각하고 느끼며

살아가자.


명료한 한가지가 이루어지면

난 어떤 진실에 다가가게 된다.


삶이 어려워 지는 것은 부주의와 산만함 때문이다.


내 성기에 집중하자.

내 땀샘에 집중하자.

친구에 집중하자. 결핍에 집중하자.


그러면 난 자유로울 수 있을 것이다.


나를 사치스러운 감옥에 가두어

오랜 시간 씻지 않고 욕하지 않고 그냥 그냥

결론에 다다르면 아름답지 않을 자유가 어디 있을까?


집중하여 역치를 낮추면 지루하지 않을

오랜 평안은 내 긍정적인 사고의 그늘 아래

발견될 것이다.

화려한 계몽 40F oil on canvas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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